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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전호근 옮기고 씀, 열네 살에 읽는 사기열전, 메멘토

사마천은 왜 평범한 사람들을 역사의 무대 위에 세웠을까 사마천의 는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기전체(紀傳體)' 방식을 정립한 최초의 역사서입니다. 김부식의 나 조선의 5대 왕 문종 때 완성된 등도 사마천을 모범으로 삼아 쓰여졌습니다. 이 책은 본기(本紀) 12편, 표(表) 10편, 서(書) 8편, 세가(世家) 30편, 열전(列傳) 70편 등 전체 130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열전에는 도덕적 당위와 물질적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인간 군상의 생생한 모습이 담겨 있어서 오늘날까지 인생과 처세에 대한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기열전'을 읽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사마천은 왜 플루타르코스처럼 위대한 성인들과 영웅들 대신에 하찮..

시인은 어떻게 태어난가(24) 낙엽(초3 정여원)

낙엽 초3 정여원 학교 끝나고 시험 못 봐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내 앞에 주황색 낙엽이 날아가듯 떨어졌다. 나는 무심코 콱!! 밟았는데 내 마음에 있던 큰 돌덩어리가 "바사삭!"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기분이 좋아 1m, 2m, 3m까지 떨어진 곳까지 가서 낙엽을 "바사삭!", "바사삭!" 밟아 댔다. "어이쿠!" 집이랑 너무 멀어졌네. "괜찮아!" 엄마한테 시험지 보여 주는 것보다 낙엽이랑 있는 게 좋으니까.

황순원, 소나기, 다림

황순원의 '소나기'는 '산골소년의 슬픈 사랑얘기'인가 '냇가에 고무신 벗어놓고 / 흐르는 냇물에 발담그고 / 언제쯤 그애가 / 징검다리를 건널까 하며 / 가슴은 두근거렸죠' 가수 예민이 부른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1992)는 아름다운 노랫말과 서정적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노래 속 주인공 소년은 풀잎새에 예쁜 꽃송이도 엮어서 정성껏 예쁜 꽃모자를 만들었습니다. 꽃처럼 예쁜 소녀가 써주기를 한껏 기대하면서 말이지요. 소년은 기대에 부푼 채 징검다리에서 그애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노을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건만 소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소년이 그애를 위해 정성스레 만든 꽃모자는 노을로 물든 냇물 위로 둥둥 떠내려 가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

진 웹스터/공경희 번역, 키다리 아저씨, 비룡소

주디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자립준비청년'이다 우연히 아름다운 재단에서 제작한 '열여덟 어른' 프로젝트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보육원 같은 보호시설에서 지내다 만 18세에 달하거나 보호조치가 종료되었을 때, 해당 시설을 퇴소한 아동을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라 합니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자립정착금으로 300만원에서 1000만원(지역별로 상이)과 자립 수당 30만원(보호 종료 후 3년까지)을 지급받고 홀로 살 집을 찾고 생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받는 정부 지원금은 홀로 생계를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부모가 있더라도 자립이 어려운 한국의 사회 현실에서 대부분 대학도 나오지 못한 보호종료아동들을 법적으로 성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로 내모는 것은 거의 심연과 같은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