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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128. 신호등(초4 오태환)

신호등 초4 오태환 빨간불이 켜지면 멈추고 초록불이 켜지면 걸어간다. 노란불은 잠시 기다리라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들의 길을 밝혀주는 신호등 말은 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고, 오늘도 그 자리에서 세상을 향해 색깔로 이야기한다. 코멘트) 우리는 시를 통해 우리 주변에 있는 동식물이나 사물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시를 쓰면 길고양이와 대화를 하게 되고, 코스모스에 대한 시를 쓰면 코스모스가 전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이 학생은 길가에 서 있는 신호등과 대화를 하며 그것이 '세상을 향해 색깔로 이야기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과거 시인들이 자연이라는 책을 읽으며 그 속에 숨은 신의 음성을 들으려고 했듯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

[시쓰기] 127. 가을의 현실(초4 류연재)

가을의 현실 초4 류연재 단풍이 붉은 건 가을이어서가 아니다. 겨울에 얼어죽지 않으려고 스스로 잎을 떼버리는 거다. 나를 합해 사람들은 멋지다고 하지만 어느 면에서 보면 살아남기 위헤 떼어버린 것이다. 철이 드는 것은 어쩌면 그 화려한 색깔 뒤에 숨은 진짜 현실을 찾아 내는 것일 수도 있다. 코멘트) 우리는 흔히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한다고 여기곤 합니다. 이 학생은 세상의 이런 통념에 반박하며 그것을 다가오는 고통스런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사투라고 해석합니다. 다시 말해, 남들은 아름답고 멋지다고 찬양하지만 실은 나무의 입장에서 생존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몸부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 단풍을 떨구는 나무의 생존 전략은 철이 드는 것과 유비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에 ..

[시쓰기] 126. 시간의 속도(초4 권시아)

시간의 속도 초4 권시아 재미있는 일을 할 때면 시간은 바람처럼 빠르게 지나가고 지루한 일을 할 때면 시간은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기어간다. 똑같은 1분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 어쩌면 시간의 속도는 시계가 아닌 내 마음이 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코멘트) 게임을 할 때는 시간이 바람처럼 빠르게 흐르지만, 공부를 할 때는 궁벵이처럼 느리게 흐른다는 사실을 노래한 시를 지금껏 수십 편도 넘게 읽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자신들만이 세상의 대단한 비밀을 알아챈 것인 양 과장된 몸짓의 호들갑스런 시를 써오곤 했습니다. 처음에 이 시를 읽고 앞선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시를 써왔다고 판단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구절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학생은 흔한 경험 속에서 '어쩌면 시간의 속도는 / ..

[시쓰기] 125. 도시 사람들(초4 황예린)

도시 사람들 초4 황예린 어딜 저리 바쁘게 가나 어딜 저리 뛰어가나 오늘도 쉴 새 없이 일하는 도시 사람들 자동차며 버스며 부릉거리는 요란한 소리 한 가득 공사장에서는 덜컹덜컹 콰과광 백화점에서는 와글와글 시끌벅적 오늘도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도시 사람들의 발들 서류가 든 가방들과 그 가방들이 들어가는 많은 건물들 도저히 감 잡을 수 없는 도시 사람들의 일정표 코멘트) 도시에서 일하는 어른들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아이들의 시간과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아이의 눈으로 볼 때 그들의 삶은 '도저히 감 잡을 수 없는' 일정표에 따라 바쁘게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성급히 스쳐지나가는 버스도,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굉음도, 혼잡한 백화점의 소음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서로 다른 시간관..

[시쓰기] 124. 전쟁터 교실(초4 함주원)

전쟁터 교실 초4 함주원 교실에서 여기저기 폭탄이 터지고 총소리가 들리네. 선생님이 따끔한 한 마디로 잠깐, 아주 잠깐 휴전을 시키지. 종이 치면 다시 전생 시작 조용히 할 날이 없는 전쟁터 교실 코멘트)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서 장난을 치고 수다를 떠는 학생들의 모습이 선연히 그려집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이유가 수업을 듣기 위해서라기보다 수업과 수업 사이에 존재하는 그 잠깐의 틈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쉬는 시간 동안 친구들과 아무리 수다를 떨어도 줄어들기는커녕 자꾸 하고 싶은 말이 더 늘어나고, 아무리 짓궂은 장난를 쳐도 자꾸만 더 놀고 싶은 그 마음은 커져만 갑니다. 그래서 그 광경이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혼란스럽고 시끄러..

[시쓰기] 123. 바퀴벌레가 나타났다(초3 김찬우)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초3 김찬우 바퀴벌레가 나타났다! 우당탕탕 깨갱 칙칙 탁 엄마는 쥐구멍에 들어가서 몸을 웅크리고 아빠는 벌레약을 뿌리고 동생은 신기해서 과자를 주고 나는 3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코멘트) 집에 바퀴벌레가 출현했을 때 온 가족이 보인 반응을 재미있게 표현한 시입니다. 겁쟁이 엄마는 냉큼 숨어버리고, 용감한 아빠는 약을 뿌리며 바퀴벌레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해맑은 동생은 바퀴벌레에게 과자로 먹이를 주고 있는 광경을 상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벌레를 놓고 가족들이 보인 반응을 '우당탕탕, 깨갱, 칙칙, 탁'과 같은 다양한 소리로 표현한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럼 이 시를 쓴 학생은 그 순간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잔뜩 겁을 먹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넋을 놓고 그..

[시쓰기] 122. 연필(초2 황서영)

연필 초2 황서영 서걱서걱 사각사각 내 손이 움직이는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열심히 쓰네 말을 잘 듣다가도 장난기가 발동하면 심은 마술처럼 뭉툭해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키는 작아지네 서걱서걱 사각사각 장난꾸러기 연필 코멘트) 학생은 이 시에서 연필을 '장난꾸러기'로 묘사합니다. 평소에는 자신의 의지대로 연필을 부리지만, 때로는 연필이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 제멋대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이 학생은 마치 연필이 고집을 부리며 인간에 저항하는 듯한 인상을 받은 듯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무생물인 사물이 어떤 의도를 갖고 인간을 골탕먹이거나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테오도르 피셔(Friedrich Theodor Vischer)는 '사물의 심술(Tücke des Objekts)이라..

[시쓰기] 121. 시계 바늘 사회(초6 함단비)

시계 바늘 사회 초6 함단비 아유, 좀 쉬엄쉬엄하지. 혼자 뭐가 그리 급해? 네가 그렇게 열심히 돌아도 결국 사람들이 찾는 건 시침과 분침뿐인 걸. 초침이 돌아 분침도 돌고 시첨도 돌 수 있지만 결국에 사람들의 관심은 분침과 시침뿐이야.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꼭대기에는 가장 많은 몫을 챙기는 사장이 있는 것처럼. 가장 바쁘게 도는 건 초침일지라도 시계 위에 눈길이 가는 곳은 시침과 분침뿐. 어쩌면 이건 매우 당연하지만 세상은 나한테만 냉정해. 코멘트) 우리는 시계를 볼 때 주로 시침과 분침 위주로 봅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과 분 정도의 단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거대한 시간의 흐름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난 바지런한 초침의 운동입니다. 이 학생은 바로 그 초침..

클레먼츠의 '말 안하기 게임'을 읽고(초4 황예린)

주) 앤드루 클레먼츠/이원영 번역, 말 안하기 게임, 비룡소를 읽고 쓴 글입니다. 글의 주제는 "세 마디로 된 문장으로 글쓰기"입니다. 꿈 속 대소동 초4 황예린어느새 아침이 밝았다. 알람이 시끄럽게 울렸다. 언제나 반갑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반갑다. 바로 토요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동생이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음악을 틀었다. 시끄럽고 이상한 음악을. 나는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귀를 막았다. 그래도 소리가 들렸다. 나는 방을 나갔다. 번개처럼 빠르게 말이다. 나는 거실에 갔다. 물을 마시려고 했다. 정수기에 컵을 댔다. 그런데 딸기주스가 나왔다. 나는 깜짝 놀랐다. 동생이 딸기주스에서 나왔다. 나는 컵을 놓쳤다. 하필이면 컵이 깨졌다. 동생은 컵에서 탈출했다. 짧은 다리로 도망쳤다..

아이들 글자랑 2026.10.31

클레먼츠의 '말 안하기 게임'을 읽고(초4 박서연)

주) 앤드루 클레먼츠/이원영 번역, 말 안하기 게임, 비룡소를 읽고 쓴 글입니다. 글의 주제는 "세 마디로 된 문장으로 글쓰기"입니다. 아슬아슬한 오늘 밤 초4 박서연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맙소사! 내일이 월요일이다. 일요일을 즐겨야 했다. 월요일이 오기 전에. 지금 몇 시지? 휴 다행이야, 9시네. 일단 침대에서 일어나자. 엄마는 11시에 온댔지? 아빠는 내일 오고. 그럼 시간은 10시30분. 그때 자야 된다! 아, 할머니가 있었지! 그럼 조용히 놀아야지. 근데 좀 배고프다. 컵라면을 끓여 먹어야지. 후루룹촵촵 정말 맛있다. 이제 유튜브를 봐야지. 오 벌써 10시30분이네. 이제 불 끄자. 월요일이 너무 싫다. 오 지금 11시다! 음 뭔가 허전한데. 앗! 뒷정리를 깜박했다. 엄마에게 들킬게 뻔하다. ..

아이들 글자랑 202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