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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 103. 내가 지각하는 이유(초6 함단비)

내가 지각하는 이유 초6 함단비 매일 아침 나는 엄청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죽느냐 사냐 햄릿만큼 중요한 결정 더 잘까, 말까 답을 알지만 애써 외면한다. 그리고 30분 뒤에는 나의 선택을 후회한다. 일찍 일어날 걸. 코멘트) 학창 시절 30분만 더 누워 있을까, 아닐까를 결정하는 문제는 삶과 죽음을 치열하게 고민했던 햄릿의 갈등만큼이나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였습니다. 그 30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나의 하루 전체가, 아니 나의 인생 전체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내릴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결정이 번번히 후회와 회한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이 학생 역시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잠자리에서 눈을 뜬 그 순간이 아무리 반복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전날의 후회를..

[시쓰기] 102. 햇살을 먹는 방법(초6 박채원)

햇살을 먹는 방법 초6 박채원 하나, 점심 시간에 운동장으로 나간다. 둘, 가슴을 활짤 펴고 마음도 활짝 연다. 셋, 햇살을 한 줌 쥐어서 먹는다. 햐, 서늘한 바람에 잘 익은 주황빛 열매는 참 맛있다. 코멘트) 발랄하고 싱그러운 청춘의 향내가 물씬 풍기는 시입니다. 답답하던 교실에서 벗어나 넓은 운동장에서 가슴을 활짝 펴고 따스한 햇살을 한껏 들이켰던 순간의 짜릿함을 느껴보았떤 때가 언제였던가요? '서늘한 바람에 잘 익은 / 주황빛 열매'를 '한 줌 / 쥐어서' 삼켰던 순간을 다들 기억하시나요? 똑같이 따라할 수도 없고,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우쳤을 만큼 나이를 먹은 지금 제 나이를 아름답게 누리고 있는 청춘을 감탄하며 부러운 미소를 짓게 됩니다. 아, 아름다웠던 청춘이여!

[시쓰기] 101. 개미(초4 황정우)

개미 초4 황정우 개미는 신기해. 비 올 걸 알고 뚝을 쌓잖아. 개미는 영리해. 페르몬으로 다 소통하잖아. 개미는 냄새를 잘 맡아. 멀리 있는 젤리 냄새를 맡고 오잖아. 개미는 바빠. 동생들 돌보고, 여왕개미를 보살펴야 하잖아. 그래서 난 개미가 마음에 들어. 코멘트) 이 학생은 과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전에도 수많은 동물이나 새, 물고기, 곤충 등에 대해 시를 써 왔는데, 이번에는 개미를 소재로 선택했습니다. 학생은 날씨를 예측해 미리 둑을 쌓는 개미의 행태를 신기해 하고, 페르몬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영리하다고 평가합니다. 개미에 대한 평가와 그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나란히 배치하며 시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개미에 대한 지식을 얻는 동시에 개미에 대한 호감 역시 높일 수 있습니다. 다..

[시쓰기] 100. 책장(초4 황예린)

책장 초4 황예린 책장 속 꽂힌 수많은 모험들 하늘을 나는 모험 바다를 가로지르는 모험 나만의 비밀 모험 책장 속 빼곡히 쌓인 작은 지혜 큰 지혜 나의 손은 S극 책장 속 모험들은 N극인 마법이라도 걸렸는지 어느새 첫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나 코멘트) 요즘 한창 책읽기과 글쓰기에 재미를 발견하고 있는 학생이 쓴 시입니다. 이 학생에게 독서란 하늘을 날고 바다를 가로지르면서 '나만의 비밀'을 쌓는 모험입니다. 그 비밀의 또다른 정체는 '지혜'인데, 책 안에는 크고 작은 지혜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은 책에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이 신기한지 자신의 손과 책이 자석의 양극처럼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곤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책의 첫 장을 넘기게 됩니다. 독서를 지..

[시쓰기] 99. 날고 싶은 새(초4 함주원)

날고 싶은 새 초4 함주원 아무리 날려고 해도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하늘을 날 수 없는 흰새 배드민턴 채로 톡톡 탁탁 쳐주면 조금씩 조금씩 날아 높이 높이 날고 있네. 깃털이 많이 빠져도 몸이 좀 아파도 날 수 있으니까 행복하네 코멘트) 학생은 셔틀콕을 보고 '흰새'를 떠올렸습니다. 셔틀콕이란 명칭에서 '셔틀'은 베틀의 날실 틈을 오가며 씨실을 날실 사이에 채워 넣는 길쭉한 물건을 뜻합니다. 배드민턴 시합 중 공이 네트를 넘어 양쪽 코트를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베틀의 셔틀이 움직이는 모양과 유사한데서 차용된 것입니다. 또한 '콕(cock)'이란 부분은 셔틀콕의 깃털이 수탉의 깃털과 유사한 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학생이 셔틀콕을 보고 '흰새'를 떠올린 것은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

[시쓰기] 98. 사탕(초3 신세연)

사탕 초3 신세연 내 입에서 도르륵 도르륵 굴러다니는 사탕 내 입에서 사르르 사르르 녹아내리는 사탕 내 입에서 작아져 작아져 뿅! 하고 사라져버리는 사탕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달달한 사탕 코멘트) 입 안에서 '도르륵 도르륵' 굴러다니는 사탕을 떠올리면 왠지 정겹고 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생은 자신과 실컷 놀아주다가 결국 사라져버린 사탕과의 이별이 못내 아쉬웠는지 '뿅!' 하고 사라졌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작별 뒤에도 사탕이 입안에 남겨 놓은 달달한 기운은 아쉬운 마음을 푸근하게 달래고, 내일의 새로운 만남을 약속하게 합니다. 예전에 해가 지고 저녁을 먹으라는 엄마의 외침에 하나둘씩 친구들이 사라지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서야 했던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 무거웠던 발걸음을 내일 더 재미있게 놀겠다..

[시쓰기] 97. 멀미(초3 김찬우)

멀미 초3 김찬우 자동차가 시속 100km로 달리면 누군가 차를 컵 속에 넣고 숟가락으로 휘젓는 느낌 기름 냄새가 폴폴 나면 머리가 뱅글뱅글 어떤 사람한테 빙의된 느낌 코멘트) 학생은 차 멀미로 고생했던 순간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학생의 표현법에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는 마치 '누군가 차를 컵 속에 넣고 / 숟가락으로 휘젓는 느낌'이 들게 했다고 합니다. 기름 냄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던 경험은 '빙의된 느낌'으로 치환됩니다. 이 학생은 평범한 일상의 경험을 독특한 시적 상상으로 옮겨적으며 매우 각별한 체험으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세상을 매우 개성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통 튀는 어휘로 표현할 수 있는 이 학생의 시적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시입니다.

[시쓰기] 96. 우산과 양산(초3 김명준)

우산과 양산 초3 김명준 비를 막아주는 우산처럼 듬직한 아빠 햇빛을 보호해주는 양산처럼 따뜻한 엄마 듬직하고 따뜻한 우리 부모님 코멘트) 학생은 아빠를 세찬 비바람을 막아주는 듬직한 존재로 여깁니다. 엄마는 따가운 햇살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살가운 존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은 듬직한 우산과 자애로운 양산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감사해 합니다. 부모님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가 넘쳐나는 이 시를 읽으면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뜨겁고 뭉클한 무언가가 솟구쳐오르는 기분이 듭니다. 우리도 한때는 너무나 소중하게 여겼지만 지금은 빛바랜 사진첩 속 추억처럼 퇴색해버린 그 무언가가.

[시쓰기] 95. 내 친구 미소(초2 황서영)

내 친구 미소 초2 황서영 슬플 때도 미소 화날 때도 미소 당황스러워도 미소 기쁘면 당연히 미소 미소는 만날 미소 미소를 본받자 내 친구 미소 코멘트) 이 시를 쓴 학생에게는 '미소'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두 명이나 있답니다. 그래서 이 시에서 '미소'는 '소리 없이 웃는 모습'을 뜻하면서 동시에 '항상 미소짓는 내 친구 미소'를 지시합니다. 이 학생은 단어가 지닌 이중적 의미를 갖고 유희하면서 궁극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는 그 여유로운 태도를 본받고자 합니다. 어렴풋이 시쓰기의 재미를 터득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나, 주변과 세상을 넉넉하게 관찰해서 자신의 마음밭을 알차게 일구어가는 학생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벅찬 감동으로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리베카 솔닛의 '해방자 신데렐라'를 읽고(초4 황예린)

주) 리베카 솔닛/홍한별 번역, 해방자 신데렐라, 반비를 읽고 쓴 글입니다. 글의 주제는 "신데렐라의 성격을 바뀌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질까?"입니다. 울보 신데렐라의 비극 초4 황예린신데렐라의 별명은 '울보'였다. 말만 해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눈으로 쳐다보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새언니들이 파티에 간다는 소식에 신데렐라도 함께 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언니들이 거절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자 울기 시작했다. 그때 요술 지팡이를 든 할머니를 보고 신데렐라는 무섭기도 하고 눈이 나빠서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또 울었다. 할머니는 안되겠다 싶어서 파란색 드레스 한 벌만 두고 떠나버렸다. 신데렐라는 그래서 그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장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신데렐라는 어디가 무..

아이들 글자랑 2026.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