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현실과 싸우는 무기고로서 환상의 세계 '혀를 사 왔지'의 주인공 시원은 일 년에 한번, 삼 일간 열리는 '무엇이든 시장'에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회색 고양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이 웃고 있는 눈썹이나 원숭이 꼬리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 꼬리를 팔고 있습니다. 몇 번을 망설이다 시원이는 어린 당나귀에게서 혀를 사기로 결정합니다. 왜 하필 혀를 샀느냐고요? 그에게는 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펼쳐지는 이런 기괴하고 낯선 광경에 잠시 당황하게 됩니다. 달리나 마그리트와 같은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그림에서나 봤을 법한 이질적이고 당황스런 상상의 세계를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에서 마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 보면 동화의 세계만큼 초현실적인 상상력이 강력하게 요청되는 곳도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