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방드르디'인가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허구적 인물도 아니면서 근대의 '신화적 인물'이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세의 떠돌이 마술사에서 근대인의 대표가 된 '파우스트', 기사도 소설의 '팬'에서 편력기사로 거듭난 '돈키호테', 현재의 쾌락을 위해 종교나 사회규범도 무시했던 에고이스트 돈 후안, 그리고 무인도조차 경영의 대상으로 삼았던 '호모 에코모니쿠스' 로빈슨 크루소가 그런 예들입니다. 영문학자 이언 와트는 이런 인물 유형들이 '반르네상스' 또는 '반종교개혁'이라 불리는 시기에 출현한 것은 반동적 시대에 대한 저항으로 '개인주의'가 등장한 것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들 모두 '자아 대 세상'이라는 태도에 입각해서 행동하며, 공동체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