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별 책읽기/중1 7

박완서, 자전거 도둑, 다림

세 가지 '자전거 도둑' 1948년 이탈리아의 감독 비토리아 데시카가 만든 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빈곤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고단한 현실과 따뜻한 가족애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네오리얼리즘의 수작으로 평가를 받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쓰여진 동명의 소설이 두 편이나 있습니다. 김소진의 과 박완서의 입니다. 두 작품 모두 '아버지, 자전거, 도둑, 가난'이란 핵심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지만, 풀어내는 방식은 영화와 완전히 다릅니다. 김소진의 소설은 자전거를 매개로 드러난 타인의 상처를 안아주기는커녕 그로 인해 더욱 멀어지게 되는 가혹함을 비정하게 서술합니다. 박완서의 소설은 16세의 소년이 서울에서 겪게 되는 윤리적 갈등을 통해 도덕적인 각성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다..

레프 톨스토이/이순영 번역,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문예출판사

톨스토이와 함께 하는 윤리 수업 톨스토이의 단편 모음 는 작가가 러시아에서 구전된 전설이나 민담을 각색해서 도덕적 교훈을 주기 위해 쓴 글입니다. , , 와 같은 그의 대표작들과 달리 소박한 언어와 평이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흔히 '동화'로 분류되며 학생들에게 권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을 학생들에게 읽어보라고 하면 '동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설교를 따분하게 늘어놓는 '재미없는 책'으로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 책은 마치 기독교의 종교적 가르침을 윤리적으로 각색한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가르침의 내용이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처럼 하품만 나오게 합니다. 인간은 자신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사랑으로 사는 존재라니요? 그런데 이 책에 실..

정재윤,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북멘토

질풍노도의 시기를 헤쳐가는 지혜의 보고 친구들과 유명한 왕돈가스를 먹으러 남산에 갔다고 생각해 봅시다. A가게에 갔더니 가격이 8,000원입니다.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B가게로 갔더니 그 가게는 원래 10,000원짜리 돈가스를 8,000원으로 인하해 판매 중입니다. 여러분이라면 A와 B 가게 중 어떤 곳에 가서 돈가스를 먹겠습니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B가게로 가지 않을까요? 그렇게 판단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10,000원짜리를 8,000원에 판매한다고 하니 2,000원 가량 더 이득을 본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미리 주어진 정보를 기준으로 이후의 사태를 판단하려는 경향을 현상을 닻 내리기 효과라고 합니다. 앞의 사례에서는 B가게가 제시한 10,000원이라는 가격이 이후 가치를 ..

로이스 로리/장은수 번역, 기억 전달자, 비룡소

공상과학 소설을 많이 읽자 1869년 출간된 쥘 베른의 에는 네모 선장이 이끄는 노틸러스 호라는 최첨단 잠수함이 등장합니다. 훗날 이 책이 모티브가 되어 미 해군이 실제로 잠수함을 개발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가 1914년에 발표한 '해방된 세계'는 원자폭탄의 연쇄 핵반응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어떤 물리학자들도 핵폭탄이 가능할 것으로 믿지 않았습니다. 1945년이 되어서야 미국은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의 원폭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1950년에 발표한 도 최근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장하며 더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상과학(SF) 소설이 미래를 정확히 예견했기 때문에 그 장르의 책들을 찾아 읽..

박홍순, 거꾸로 보는 이솝 우화, 마로니에북스

읽기는 곧 쓰기다 '토끼와 거북이', '여우와 신포도', '북풍과 해님', '양치기 소년과 늑대' 등은 어린 시절부터 흔히 들어온 이솝의 우화입니다. 우화가 '삶의 지혜와 교훈을 재미있는 동물 이야기에 담아 표현한 것'이다 보니 어린 학생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많이 읽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솝의 '우화집'을 직접 읽어보면 조금은 당황스런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교훈적 이야기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냉혹할 정도로 현실적이거나 냉소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바른생활'용 우화들은 대개 이솝이 지은 것이 아니라 후대에 덧붙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에서 빅토리아 시대에 도덕주의자들이 이솝 우화를 번역 출판하면서 기준에 맞지 않는 이..

조현범, 삼국유사 : 끊어진 하늘길과 계란맨의 비밀, 너머학교

문화적 보고로서 '삼국유사' 일연의 '삼국유사'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더불어 고려 시대에 저술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서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반복해도 아이들은 이 둘을 종종 헷갈려 합니다. 우선 '삼국사기'는 김부식이 사마천이 '사기'에서 제시한 역사 서술 방식인 기전체에 따라 서술한 책입니다. 편년체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사건을 기술한 역사서라면, 편년체는 인물을 중심에 놓고 역사를 기술합니다. 그래서 '삼국사기'의 구성을 살펴 보면 '본기'에서는 신라, 고구려, 백제의 순서로 각 나라의 왕들을 연대순으로 서술하고, '열전'에서는 김유신을 비롯한 삼국 시대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삼국유사'는 고려 인종 23년(1145)에 편찬된 '삼국사기'보다 약 140~50년이나 늦게 저술된 것으로 ..

댓글시인 제페토, 그 쇳물 쓰지 마라, 수오서재

시는 세상을 구원한다 우리는 어떻게 우리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사람들에게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해 묻는다면 각양각색의 대답을 내놓을 겁니다.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살기 힘든 사회라거나, 치안수준이 높고 공공의식이 뛰어난 시민들이 많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그밖에도 저출산 문제나 높은 주택가격 등에 대한 걱정을 들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을 일일히 만나거나 하늘 높은 곳에서 전체를 내려다 보지도 않았으면서도 어떻게 우리 사회의 모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다양한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기사나 정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미지를 구성하고 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