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앤드루 클레먼츠/이원영 번역, 말 안하기 게임, 비룡소를 읽고 쓴 글입니다. 글의 주제는 "세 마디로 된 문장으로 글쓰기"입니다.
아슬아슬한 오늘 밤
초4 박서연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맙소사! 내일이 월요일이다. 일요일을 즐겨야 했다. 월요일이 오기 전에. 지금 몇 시지? 휴 다행이야, 9시네. 일단 침대에서 일어나자. 엄마는 11시에 온댔지? 아빠는 내일 오고. 그럼 시간은 10시30분. 그때 자야 된다! 아, 할머니가 있었지! 그럼 조용히 놀아야지. 근데 좀 배고프다. 컵라면을 끓여 먹어야지. 후루룹촵촵 정말 맛있다. 이제 유튜브를 봐야지. 오 벌써 10시30분이네. 이제 불 끄자. 월요일이 너무 싫다. 오 지금 11시다! 음 뭔가 허전한데. 앗! 뒷정리를 깜박했다. 엄마에게 들킬게 뻔하다. 에이 그냥 자자. 잠이 오지 않네. 나는 뒷정리를 했다. 나는 방을 나갔다. 다행히 엄마가 없었다. 엄마는 늦게 왔다. 나는 침대에 누웠다.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다.
코멘트) '프린들 주세요'로 유명한 아동 문학가 앤드루 클레먼츠의 동화 '말 안 하기 게임'에는 아이들이 세 마디로 이루어진 문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가령, "한 여자가 소리쳤다.", "그녀는 겁이 났다."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그 결과 아이들은 불쌍한 여자와 이웃 남자가 결국 하수구에서 튀어나와 차의 지붕을 뜯어낸 거대한 주황색 도마뱀에게 잡아먹히는 황당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장면에서 착안해 아이들에게 3마디로 이루어진 문장으로 글쓰기를 해보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3마디로 이루어진 문장'이란 조건은 아이들의 사고를 제한하는 규제 조건으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사고 능력을 활성화시키는 촉진제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든 3마디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의 경우는 글쓰기의 제한 조건을 창조적으로 돌파한 모범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짧은 문장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글은 마치 모더니즘 작가들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여진 글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스타일의 글쓰기는 엄마가 오기 전 일요일 밤을 충분히 즐겨야겠다는 학생의 절박한 심정을 박진감 넘치게 그리고 있습니다. 학생은 짧은 문장으로 글을 쓸 경우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충분히 깨달았으리라 봅니다.
또한 이런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이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도 기대치 않았던 의외의 수확이었습니다. 다만 글을 쓸 때마다 띄어쓰기가 맞냐는 질문을 귀찮을 정도로 받게 되는 부작용만 뺀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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