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시 수업

[시쓰기] 99. 날고 싶은 새(초4 함주원)

ddolappa72 2026. 10. 16. 13:56

날고 싶은 새

초4 함주원

아무리 날려고 해도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하늘을 날 수 없는 흰새

배드민턴 채로 
톡톡 탁탁 쳐주면
조금씩 조금씩 날아
높이 높이 날고 있네.

깃털이 많이 빠져도
몸이 좀 아파도
날 수 있으니까
행복하네


코멘트) 학생은 셔틀콕을 보고 '흰새'를 떠올렸습니다. 셔틀콕이란 명칭에서 '셔틀'은 베틀의 날실 틈을 오가며 씨실을 날실 사이에 채워 넣는 길쭉한 물건을 뜻합니다. 배드민턴 시합 중 공이 네트를 넘어 양쪽 코트를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베틀의 셔틀이 움직이는 모양과 유사한데서 차용된 것입니다. 또한 '콕(cock)'이란 부분은 셔틀콕의 깃털이 수탉의 깃털과 유사한 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학생이 셔틀콕을 보고 '흰새'를 떠올린 것은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점은 학생이 그 셔틀콕에서 간절히 날고 싶어 아무리 몸부림을 쳐보아도 두번 다시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없었던 어떤 비극적 존재의 운명을 목격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지상의 감옥에 갇힌 그 존재가 유일하게 해방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던 순간은 배드민턴 채의 도움을 받는 순간뿐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은 동시에 처벌의 순간이기도 한데, 셔틀콕이 자유를 누를 때마다 몸이 부서지는 대가를 치루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셔틀콕은 그 순간을 오직 '행복'으로 받아들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원래 자유롭게 하늘을 비행했던 기억을 간직한 셔틀콕에게 배드민턴 채의 도움을 받아 잠시 허공으로 도약한 그 순간만큼은 본래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자신의 비참한 운명을 어떻게든 이겨내려는 그 간절한 몸부림이 눈물겹게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