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허구의 '일그러진' 만남 이문열의 단편 소설 은 다수의 교과서에서 실려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시험에서도 종종 출제될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막상 이 책으로 학생들과 토론을 진행해 보면 결코 쉽게 이해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사실이 새삼 절감됩니다. 일반적인 독자들은 작가의 분신이라 여겨지는 주인공 한병태에 감정이입해서 책을 읽게 될 가능성이 많은데 성인이 된 그가 절대악으로 여겨지는 엄석대를 그리워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며 당황하게 됩니다. 엄석대는 악한 인물이고 그에 대항하는 한병태는 선한 인물이라 생각했던 학생들은 병태의 갑작스런 변심에 어리둥절해 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 작품을 우리의 정치 현실에 대한 알레고리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작품이 발표된 시기와 작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