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 반 고흐의 그림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1890)에서 마차는 화면 중앙에 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화면 저 멀리 곧게 뻗은 철로 위로 하얀 증기를 내뿜으며 기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기차는 마치 미래를 향해 가듯 화면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달려가고, 마차는 그에 역행하듯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마차와 기차라는 이동수단은 각각 전통과 근대를 상징합니다. 고흐는 기차에 의해 익숙한 풍경의 모습이 변화하게 되리라는 것을 예감했던 듯합니다. 동일한 풍경이라도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위치에서 바라본 모습과 저 멀리 달려가는 기차 안에서 바라본 모습이 결코 동일할 리는 없지 않습니까. 윌리엄 터너의 그림 '비, 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