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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드 생텍쥐페리/황현산 번역, 어린 왕자, 열린책들

보아뱀은 왜 코끼리를 삼켰을까? 생텍쥐페리의 (1931)에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그림이 등장합니다. 마치 모자처럼 보인다고 그대로 대답을 했다간 '트럼프 이야기, 골프 이야기, 정치 이야기, 넥타이 이야기'나 좋아하는 어른이라는 핀잔을 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답을 외워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대답을 해도 상상력이 풍부한 천진난만한 아이 같다는 평가를 듣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암기한 지식을 반복하는 일은 창의성과는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창의력과 순수성을 측정하는 시험지가 된 듯한 생텍쥐페리의 그 그림은 사실상 어른들을 아포리아(aporia)에 빠뜨리는 함정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어린 아이들이 이런 곤경을 회피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책을 ..

사라 스튜어트/이복희 번역, 리디아의 정원, 시공주니어

행복을 가꾸는 아이 정원일에 관심이 많은 리디아는 아버지의 실업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혼자 기차를 타고 외삼촌 댁으로 보내집니다. 외삼촌은 도시에서 빵 가게를 운영하는데, 잘 웃지 않는 무뚝뚝한 분입니다. 과연 리디아는 그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1998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한 소녀의 씩씩한 홀로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낯선 환경에 던져졌어도 본인만의 무기로 주변을 화사하게 변화시켜 나가는 리디아는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낯선 사람들과도 금방 사귈 수 있는 놀라운 친화력입니다. 그리고 웃음이 부족한 삼촌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녀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하는 대신 그녀가 가장 잘 하고 가장 좋아하는 꽃 심기에 최선을 다 합니다..